처녀적에는 날씬했는데 임신하고부터 뚱뚱해졌다고 호소하는 여성을 자주 보게 됩니다. 실은 여성이 본격적으로 뚱뚱해지는 것은 임신중보다는 출산후입니다.
외래에서 자주보게 되는 중년여성들의 경우, 젊었을 때는 말라서 스타일도 좋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뚱뚱해 졌을까?하고 한숨어린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중노년기 비만은 과식만이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남녀각각에게 살이 찌기 쉬운 시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살찌기 쉬운 때는 출산후나 갱년기 등 호르몬분비에 변화가 있는 때입니다. 임신하면, 체중이 약 10킬로그램 증가하므로, 임신해서 살이 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체지방이 늘어나는 상태를 보면 아이를 낳고 나서가 본격적으로 비만해 지기 쉬운 때입니다.
출산후는 아기에게 수유해야하기 때문에 풍부한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체내에는 프로락틴이라는 수유분비호르몬이 분비되고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적어집니다. 이 영향으로 기초대사가 낮아지고, 몸은 살찌기 쉬운 상태로 되어 버립니다. 수유를 시작하여 10개월정도 되면, 이 프로락틴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 때에 체중을 원래상태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그 대로 식사습관을 유지하고 식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 뚱뚱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출산후의 여성은 육아 스트레스라는 또 하나의 짐이 있습니다. 여성에 있어서 육아는 분만의 부담이상으로 체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신생아는 3시간 간격으로 수유해야하는 기간이 몇날이고 지속되므로 수면부족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육아문제로 심신모두 지치게되면 체력회복이 늦어지므로 기초대사가 떨어지는 음비만이 되고 맙니다.
또한 임신, 분만을 몇차례 경험하면서 뚱뚱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뚱뚱해진 여자를 보고 安産型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실은 뚱뚱해짐으로 인해 오히려 임신이 안되게 됩니다. 뚱뚱해져서 지방축적이 많아지면, 임신에 필요한 호르몬이 전신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임증인 사람이 살이찌게 되면, 그만큼 더욱 임신이 어려워집니다. 적당한 지방은 필요하지만, 표준체중보다 뚱뚱한 것은 오히려 임신에 해가됩니다. 다산한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젊은 시절 마른 사람들이 많고, 뚱뚱했던 사람들은 의외로 자식이 많지 않습니다.
지방축적이 과잉한 사람이 임신하게 되면, 입덧이 심해집니다. 입덧 때문에 먹지 못하게 되면, 태아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하게 마련이지만, 그보다는 비만한 사실이 문제가 됩니다. 호르몬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일 수록, 입덧이 심해지고, 체내에서 살을 빼는 기전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로서, 체중감소가 당연히 뒤따르게 됩니다. 마른사람 일수록 임신중에 입덧이 심하지 않았거나, 입덧을 하지 않아 편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비만한 사람은 육아시에도 비만습관을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경향이 많습니다. 엄마가 뚱뚱하면 자녀가 뚱뚱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 이유는 유전이라는 원인외에 이런 비만습관의 되물림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뚱뚱한 사람은 임신중에 심한 입덧으로 고생하게 되기 전에 스스로 다이어트를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임신에 성공하고, 즐거운 임신기간을 가질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산후비만치료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산후비만치료라고는 하지만 실은 임신중부터 산후다이어트를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임신중 체중증가분이 바람직한가, 지나치게 과잉영양을 섭취하고 있지 않나, 활동량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를 채크할 줄 아는 산모가 산후 다이어트에도 성공하게 됩니다.
출산후에는 곧 어혈을 푸는 한약을 5-7일정도 복용후 부종을 제거하고 산후 체력보강을 위한 한약을 10일-2주일 정도 복용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산후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산후체력보강이 체중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하는 산모가 계시는데, 실은 체력이 보강되어야만 대사량이 올라가고 몸의 회복이 빨라짐으로서 활동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지름길이 됩니다.
이후 산욕기 (6-8주, 한달반에서 두달)가 지나면 바로 이전 생활활동과 운동으로 돌아가도 됩니다. 치료 시작도 이시기부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직장에 다시 나가야 하는 관계로 모유수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산후 3주가 지나면서 부터 바로 비만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섭취열량을 조금 늘리도록 하되, 애초에 비만한 주부의 경우에는 과다한 체지방을 줄이고자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오히려 섭취열량 제한식이를 시작하며서 한방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임신중 체중증가에 대한 견해가 달라져야 합니다
임신중 체중증가율은 임신전 체중의 차이에 따라 달라져야 하며, 비만했던 주부의 경우 증가량을 7kg, 약간 비만한 경우 8-9, 정상체중 주부의 경우 최고 12kg 까지 증가분을 정상범위로 봅니다.
수유하는 주부가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아기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Nutr Rev 2001 Jan;59(1 Pt 1):18-21) 주 0.5kg/week의 체중감소를 목표로한 다이어트 및 운동은 수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비만한 임산부의 경우 모유수유를 하기가 오히려 정상체중의 주부보다 어려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 Breastfeed Rev 2000 Nov;8(3):29-33)
원래 비만했던 임산부는 산후비만까지 발병시에는 내장지방이 많이 쌓이는 복부지방으로 진행하게 된다는 (Br J Nutr 2000 Jul;84(1):95-101) 보고도 있습니다. 비만유전자 중 β3아드레날린 수용체 변이로 에너지 소비가 적은 사람의 경우에는 산후 비만이 발병할 가능성이 더 높음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Lancet 2000 Apr 8;355(9211):1240-1), 체질적으로 비만하기 쉬운 사람은 임신중 및 출산후 곧 비만클리닉에 내원하여 자세한 상담을 하고 이후 체중관리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계속해서 날씬한 여성으로 자신감있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임신중 식이요법 주의점
임신중에도 임신에 동반된 추가 영양섭취는 하루 300kcal/day로 제한하여 영양과잉으로 인한 비만과 임신시 먹고싶은데로 먹는 뚱뚱이 습관을 형성하지 않도록 합니다. 한번 형성과 과식습관과 운동 및 활동 부족 습관은 깨뜨리기 어려우므로 임신중에도 평소에 해오던 활동 및 운동, 적당한 칼로리 섭취를 지키도록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