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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기타] 새 학기 아이들의 복통 호소 정말 꾀병일까… ‘잦은 배앓이’ 응급수술 요하는 중질환일 수도 2010.03.09 2865
 



올 봄 첫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라면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진짜 몸이 아파서 고통을 호소하는 자녀가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꾀병’을 부린다고 짐짓 간과하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 학기 초 아이들이 흔히 아프다고 호소하는 부위는 바로 배. 실제 소화기관이 채 성장하지 않은 아이들은 면역력도 약해 각종 음식물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배앓이를 자주 겪는다. 그래서 부모도 습관적으로 배가 아프다는 아이의 호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아무리 흔한 증상이라고 해도 아이들의 복통은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응급수술이 필요한 급성충수염(맹장염)이나 탈장, 장중첩증 등의 경우에도 복통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항병원 탈장센터 곽동환 박사는 “새 학기에 아이들이 호소하는 복통을 모두 학업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신체질환(심신증)이나 등교거부증 등으로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평소 아이들의 이상 행동을 쉽게 넘기지 말고, 꼼꼼히 관찰한 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장: 아랫배가 볼록하게 튀어 나오는지 살펴봐야=배가 아프다며 울 때 아이의 아랫배가 불거져 나와 있으면 무엇보다 먼저 탈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남아는 고환, 여아는 서혜부(사타구니) 부위에 볼록한 덩어리가 있는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고환은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다른 장기와 같이 복강 안에 있다가 태생 20∼30주 때 사타구니 쪽으로 이동, 음낭 부위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환이 내려온 길이 자연적으로 막히지 않으면 뱃속을 이탈한 장이 사타구니 쪽으로 쏠리는 탈장을 겪게 된다. 이를 모르고 계속 방치하면 장이 고환과 정관을 압박, 생식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장을 뱃속으로 밀어 넣고 사타구니 쪽의 입구를 폐쇄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생후 50일 이후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타구니 쪽 피부를 1㎝정도만 절개하고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눈에 거의 띄지 않고, 다음 날부터 등교도 가능하다. 수술 소요 시간은 약 15분 정도.

◇충수염: 오른쪽 아랫배를 눌렀다 뗄 때 더 아픈지 확인=충수염은 어른들만 걸리는 병이 아니다. 아이들도 충수염을 겪는다. 따라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오른쪽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꾹 눌러 충수염 때문인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충수염은 통증 부위를 눌렀다가 뗄 때 더욱 아픈 압통을 느끼고, 오른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복통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소화불량으로 시작돼 충수(맹장) 내강의 염증과 압력이 증가하면서 명치 부분과 배꼽 주위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간혹 메스꺼움과 구토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곽 박사는 “다만 어른의 경우 충수염이 생겼을 때 복통을 먼저 느끼지만, 아이들은 장염 증세처럼 발병 초기엔 명치 부위가 뻐근하다가 오른쪽 아래 부위로 통증이 옮아가는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들의 충수는 어른보다 얇고 길어 염증이 생길 경우 상대적으로 더 급하게 진행되고, 잘 터져 순식간에 복막염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따라서 복통의 양상이 조금이라도 이상할 경우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가리고 필요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복통은 장중첩증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장중첩증이란 장이 꼬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5∼10분 정도 통증을 느끼다가 15∼20분 동안 괜찮아지는 양상이 반복된다. 또 변이 토마토케첩 같은 붉은 색깔을 띤다. 발병 초기에는 수술하지 않고도 마사지만으로 꼬인 장을 풀 수 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충수염과 마찬가지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