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설거지 등 집안일로 마를 새 없는 주부들의 손을 괴롭히는 3인방이 바로 주부습진, 한포진, 손무좀이다. 세 질환은 겉보기에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잘 구별해야 한다. 섣부른 자가 진단으로 약국에서 연고 등을 함부로 사서 바르지 말고, 피부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주부습진은 피부가 건조해지고 마른 각질이 일어나는 게 주 증상. 심하면 빨개지면서 갈라진다. 처음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 차츰 손가락 전체, 손바닥, 손목, 손등으로 번진다. 증상이 가벼울 땐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손을 촉촉하게 해주는 보습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면 된다. 심할 때는 항염증 기능이 있는 부신피질 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한포진은 손바닥, 손가락 사이에 좁쌀만한 물집이 생기는 게 주부 습진과 다르다. 가려움증과 화끈거림이 생길 수 있다. 물집이 터지면 진물이 나고 껍질이 벗겨진다. 대개 한달 정도 증상이 지속되다 좋아지지만 심한 경우 1년 내내 가기도 한다.
하얀 가루같은 각질이 일어나는 손무좀(수부백선) 역시 주부습진이나 한포진과 증상만으로 감별이 어려우므로 피부과에서 진균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흔히 주부습진은 양 손 모두에 나타나는 반면, 손무좀은 한쪽에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항진균제를 복용하면서 항진균 연고나 로션을 하루 2차례 발라주면 낫는다.
서울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손무좀을 습진으로 잘못 오인해 습진 연고를 바르다 증상이 더 심해져 뒤늦게 피부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습진 약은 대개 스테로이드성 약물이 많아 손무좀에 바르면 증상이 더 악화되므로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손 피부질환 예방을 위해 설거지할 때는 반드시 고무장갑(안쪽에 면장갑 착용)을, 음식을 만질 땐 위생용 비닐 장갑을 꼭 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